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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일보 5.15] 노스쇼어병원 강원희 NP 선생님의 수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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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홍수현 작성일20-05-27 04:43 조회2,27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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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금만 더 참으세요”

신규환자 좀 줄었다고 방심하다간 큰일

 

지난 5월 10일 어머니날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조용하게 지낸 듯하다. 단 한가지 특별한 일은 내가 다니는 퀸즈성 당에서 어머니날을 맞아 드라이브스루(Drive Through) 강복을 주는 날을 만든 일이었다. 신자들이 차를 몰고 두 줄로 주차장으로들어가면 신부님 두 분이서 기다리고 계시다가 오는 차마다 세워그 자리에서 기도 해 주고 축복해 주는 일이었다. 걸어서 오는 신자들도 따로 다른 줄에 서서 신부님의 기도와 축복을 받을 수 있었다.평소에 그리 열심히는 아니더라도 주일 미사를 꼭 보는 편이었던 나 자신도 이번 코로나19 사태에는 꼼짝 못하고 열심히 기도를 하는 착한(?) 신자로 변해질 수밖에 없었다. 또한 두달 가까이 유튜브(you tube)를 통해 미사에 참례하자니 갑갑해졌고 이젠 조금씩 성당에서 실제로 미사를 보고싶은 마음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 힘든 시기에 어머니날을 조금 더 뜻있게 하기 위해서 만든 성당의 행사는 아이디어도 좋았지만 많은 신자들에게는 가뭄에 단비 같은 바깥 출입 연습을 해보는 좋은 행사였다.

 

◆ “내 평생에 가장 힘든 시기” = 살면서 이렇게 스트레스가 많게 산 적이 있었을까. 많은 사람들이 이만큼의 힘든 시기, 이상한 시기가 없었다고들 한다. 경제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에 걸려서, 직장이 없어져서 등등이 있지만 가족을 잃은 분들만큼 힘들 수있을까. 그 마음을 너무 힘들어 감히 헤아릴 수도 없을 것 같다.동료 간호사는 “어떤 널싱홈은 280명중 50명이 사망을 했다고합니다. 대부분의 널싱홈들이 그러리라는 생각이 드네요.”라고 전해준다.나는 지난 월요일부터 중환자 실 치료팀에서 탈출을 하다시피나와서 내가 일하던 심장내과로돌아 왔다. 얼마나 돌아오고 싶었던지 돌아오고 나니 모든 게 감사한 마음이 컸다. 돌아와서 보니코로나19로 언니를 잃은 간호사,동료가 심하게 뇌손상까지 받은 슬픈 간호사, 그리고 55세의 예전같이 일하던 아주 편하고 좋았던 의료 보조자(physician assistant)도 하늘나라로 갔다고 한다. 여기저기 코로나19로 아픈 구석들이 한 두 군데가 아니다. 그 와중에 코로나19 중환자실 에서 보던 상태 안 좋았던 중환자한 분은 오늘 아침에 사망했다고나를 대신해서 그 중환자실로 배치된 동료가 사망확인을 했다며 연락이 왔다. 코드 안 부르고 조용히 돌아가시게 했다고 한다. 2달 동안 환자 자신도, 의료진도 있는 고생을 다 했는데 이제는 온갖치료방법, 혈압강하제 등을 다 써서 더 쓸 방법이 바닥났다고, 힘들게 하지 말고 조용히 보내드리기로 결정을 했단다. 몇 분 동안의 CPR로 돌아 올 분이 아니긴 했다. 마지막으로 그 분을 조용히보내는 것이 우리의 마지막 그 분에 대한 존중이라는 생각에 잘한일 같다고 문자로 답을 해 주었다.

 

◆ 응급실도, 입원실도 환자는 줄었으나 = 실제적으로 응급실로 들어오는 환자수도, 지금 입원해 있는 코로나19 환자수도 지난 주부터 현저하게 줄기 시작했다. 그리고 코로나19 병실을 Non-COVID 병실로 전환하는 일로병원 안이 많이 분주하고 매일 새로운 지시사항들이 전달이 된다. 이메일이나 다른 형태의 SNS 소통이 너무 많아 Update하기도 쉽지가 않다.그 동안 밀린 수술, 시술할 것이 1만5천 건이나 된다니 이 일은어떻게 다 할 것인지 병원측은 매일 계획을 세우지 않을 수가 없다.반면에 아직 중환자실의 환자들과 의료진들은 처절하게 있는힘을 다해 코로나19와의 전쟁을마무리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3월에 입원해서 아직도 병실에 있는 일은 보통일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어떻게 호흡기를 떼고 기관지 절개를 해서 나갈게 될지를 정해야 하는데 몸의 상태가 좋지가않아 기관지 절개를 하루하루 미루게 되는 환자들을 보면 가슴이답답하고 지금까지 버텼으면 제발 살아서 나가 달라고 애걸한다. 통계적으로 100명 중 10명은살아나가야 하는데 내 앞의 이 환자가 그 10명에 들지는 정말 의문인 것이 슬프다.

 

◆ 한 간호사가 사망진단서 작성 다섯번 씩이나 = 코로나19 중환자실 일하게 되면서 매일 아침마다 출근할 때 사망확인과 사망진단서를 쓰지 않게 해 달라고 기도하며 출근 했다. 그래서인지 아직 그 기도가 효과가 있어 코로나19 환자로 사망진단서를 쓴 적이없는 일은 개인적으로 너무 감사한 일이다.하지만 다른 동료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한 사람이 평균 다섯번 정도의 사망확인을 하고 진단서를 쓰면서 가족들에게 연락을했는데, 제일 힘든 일은 가족들에게 연락하고 와서 보게 하는 과정이었다고 한다. 의료진들은 최선을 다 했지만 살리지 못한 답답하고 미안한 마음과 가족들의 극심한 상실의 아픈 마음들이 눈에 그려진다.

 

◆ 아직까진 하루 확진자1,900명 씩 발생 = 환자의 숫자는 전체적으로 줄어들었지만 아직도 환자는 들어오고 있다.어머니날 마스크 끼고 걸어서성당에 축복 받으러 갔을 때 콧바람 쏘이는 아기처럼 기분이 좋았었다. 지금 가게들이 문을 닫고재택근무 명령이 2개월이 지나고있고 이 상태가 2-3주를 더 계속해서 좋아져야 오픈이 될텐데 과연 숫자가 안심할 만큼 줄어들지가 걱정이다.지금까지 지나온 시간도 짧은시간이 아니어서 많은 사람들이갑갑해서 나가고 싶은 마음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아직 뉴욕주에만 하루 에 1,900명 정도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병상이 지금은 30-40%로 준 것은 아주 좋은 현상이지만 코로나19 환자가 있고 조심하지 않으면 다시 숫자가 올라가는 일은 며칠 걸리지 않을게 분명하다.수많은 교육과 광고들을 통해서 마스크 쓰고, 손 씻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잘 지켜준 덕분에 그나마 이만큼 코로나19 기세가 꺾인 것은 대단한 일이다. 4월 중순까지만 해도 끝이 없이 들어오는 환자들때문에 “세상종말이 이렇게 오는 건아닌지” 까지 생각할 만큼 병원안은 최악이었는데, 4월 말부터최악의 숫자에서 조금씩 환자수가 떨어지기 시작했고 지금을 현저하게 준 것은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이것은 결코 정부, 정치 지도자들, 혹은 병원들이 각자 한 일이 아니고 우리 모두가 심각성을실감하고 다 함께 해 낸 일이고또, 계속해서 해 나가야 할 일이다.

 

◆ 상대를 존중하고 보살피는마음 =이 병은 처음 시작도 한 사람부터였듯이 지금도 우리 각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중요함을 알고 조심하지 않으면 이 극악한 바이러스는 우리들을 다시 칠 것이 분명하다. 얼마나 지독하고 악랄한지 우리 몸의 중요 장기를 찾아다니며 망가트려서 치료에 혼란이주는 때가 많고 아직도 딱히 정해진 치료방법이 없다.어떤 노인 아파트의 한분은 3일 동안 기척이 없어 들여다보니 사망해 있더라고 한다. 그 룸메이트 하는 분도 너무 힘이 없어 도움 요청 전화를 못하다 겨우 기별이 닿아 아는 분이 앰블런스를 불러 응급실로 갔으나 결국 사망하는 등등의 안타까운 일들이 셀 수가 없다.쿠오모 뉴욕주지사는 뉴스브리핑 중에 마스크 끼는 일은 상대방을 존중하는 보살피는, Caring하는 마음이라고 하면서 마스크써 주기를 간절히 당부했다.실제로 증상도 별로 없었는데 항체가 나오는 사람들이 많다. 그뜻은 코로나 바이러스를 누구에게 줄 수도 있었다는 것으로 나도 모르게 준 바이러스에 감염이 된사람이 사망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그러니 마스크를 쓰는 일은 본인이 걸리지 않게 하는 목적 뿐이아니라 상대방, 그리고 사회를 보호하는 보살피는 사회적 책임을 하는 다른 사람들에 대한 배려의마음이 되는 것이다.확진자와 입원환자가 줄자 뉴욕주도, 뉴저지주도 규제를 슬슬풀기 시작한다. 생각보다 빨리 잠잠해 지는 듯해서 너무 감사하다.그것은 모두 Lock down의 결과로 보인다. ‘규제 해제는 기쁘고좋은 일이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백신이 언제 나올지도 모르고,딱 나온 치료법도 없는데 해제 하기에는 너무 성급하다는 생각이다.안타깝게도 많은 사람들이 빨리 비즈니스 오픈을 해야 한다고 데모를 하고 있다. “자유의 나라에서 오픈을 할 자유를 달라”고 외치는 그 사람들을 모두 다 데리고 코로나19 중환자실 투어를 시켜주고 싶다. 그런 전쟁 상황을 보고도 자유를 외칠 수 있을지가궁금하다.사람이 살아야 자유도 존중이되고 지킬 수가 있다. 지금까지 잘 해온 만큼 조금만 더 참아서바이러스를 우리한테서 멀어지게해야 한다. 조금만 더 다함께 각자 해야 할 일들을 꼭 하면서, 조금만 더 참으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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